일상의 수다.

싱거운 생각 하나. / 이사벨라.

이사벨라의 날개 2021. 1. 18. 07:01



싱거운 생각 하나. / 이사벨라.

인연이 있었기에 악연이나 선연도 있는 것이겠지요. 인연이 아니라면 인생사 얽히고 설킬 일이 없겠지요. 그런데 악연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선연은 또 무엇이고요. 육십대를 눈 앞에 두고 보니 지나간 기억들이 스멀거리며 기어 오르곤 합니다. 그 기억이란게 어찌 보면 조작된 경우가 많은데도 말입니다. 좋은 경험은 더 좋게 나쁜 일들은 더욱 나쁜 기억으로 남아 있기가 쉽습니다.

그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기억이란 때때로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틀림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내 안에 잠든 악연의 꼬리들이 어쩌면 선연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니 왠지 아득합니다. 시리고 아팠던 시간들이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면 그동안 애쓰던 노력들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문득 막막해집니다. 악연이든 선연이든 지나간 일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데 말입니다.

지금껏 내려 놓는 연습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아픈 기억들, 가난을 벗어나려는 안간힘, 남들이 손가락질 할까 두려운 마음, 자식의 이름으로 맺힌 한을 풀려는 욕심, 좀 더 그럴싸해 보이고 싶은 허영심들을 내려 놓으려 애쓰며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되돌아보니 제대로 한 게 없다는 자괴감이 듭니다. 얼마나 더 노력해야 세상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건 지금까지의 기억이 조작된 것이던 아니던, 지금부터 만드는 기억들은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기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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