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미련한 여자의 소원성취'란 짧은 글을 썼습니다. 페친 한 분이 세가지 소원이 생각난다는 댓글을 주셨더군요. 사실 저도 글을 쓰면서 그 생각을 했습니다. 저의 세 가지 소원은 뭐였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는 가난을 벗어나는 일. 둘째는 사랑받는 것. 셋째는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첫째,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아직 내 집 한 칸 장만하지 못한 가난뱅이지만 마음은 부자입니다. 아무리 채워도 더 채우고 싶은 것이 물질의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부자의 창고는 쉼없이 몸집을 늘리기 때문입니다. 전 채워지지 않는 몸집만 커다란 부의 길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조금만 채워도 기뻐하는 마음의 창고를 채우기로 했습니다. 마음은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언제나 감사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둘째,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평생 저를 따라다니는 그림자입니다. 부모한테 거부 당한 어린아이는 아직도 제 안에 있습니다. 전 그 아이에게 자주 휘둘립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이 저를 제대로 서지 못하고 타인에게 기대어 사는 기생 식물로 만들곤 했습니다. 이젠 제 자신이 사랑이라는 걸 압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랑이 제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난 뒤 날마다 홀로서기를 연습합니다.
셋째,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끝내지 못한 숙제입니다. 십대가 끝나갈 무렵 몰래 야학에 갔다가 부모에게 들켜 갈갈이 찢기는 책을 보며 다짐했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공부를 하리라 수 없이 다짐을 했습니다. 공부를 해서 뭘 어쩌겠다는 계획도 없었습니다. 그저 못하게 말리는 부모에게 반항하는 심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 오십 년의 시간을 빙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공부해야 할 목표도 생겼습니다. 여전히 방해물은 있지만 이젠 오래 전 숙제를 마치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저의 세 가지 소원은 지금 다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설날을 맞이해 생각이 끝없이 가지를 뻗어갑니다. 전 시린 바람을 이기고 겨울을 지난 가지 끝에 고운 꽃을 피게 하려 합니다. 어떤 빛깔과 모양새가 될지 모르지만 아무려면 어떤가요. 꽃은 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걸요. 친구분들 모두 축복받는 설날 지내시길 바랍니다.
#세가지소원 #이사벨라 #바람결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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