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수다.

착각일까요? / 이사벨라.

이사벨라의 날개 2020. 7. 24. 07:47



착각일까요? / 이사벨라.

어떤 친구가 그런 말을 합니다. 손 한 번 잡고 싶지 않은 외모를 가진 이가 여성의 대변인을 자처한다고요. 그녀가 예쁜 외모였더라면 과연 여성운동을 했을까 하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그 말을 들으며 새삼 내 외모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여지껏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꽃처럼 피어난다는 아가씨 시절에도 예쁜 것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사실 외모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매일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나를 정신없게 했으니까요.
그렇게 일에 매여 성장하고 늙어가면서 내가 몰두한 것은 내면입니다. 못생기고 가진 것 없는 여자지만 마음만은 아름답게 가꾸리라 다짐했었지요. 거친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보내며 험한 장면은 눈을 감고 반 평생을 살았습니다. 덕분일까요? 현재의 나는 많이 맹하고 어리바리한 사람입니다. 젊은 시절의 야무지고 깐깐한 나는 흔적도 없이 그저 잘 울고 잘 웃는 사람입니다.
태어남을 선택할 수 없듯이 외모도 선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 나를 아프게 했습니다. 가난, 못생긴 외모, 별난 부모, 아픈 가족, 떠나간 인연들.... 노력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들이 나를 휘둘렀습니다. 내 것이 아닌 것들에 미련을 두고 어두운 눈으로 세상을 봤습니다. 이제야 껴안고 살아 온 것들을 하나씩 내려 놓기 시작합니다. 그러고 나니 비로소 예쁜 꽃이 눈에 보이고 햇살과 빗방울이 나를 축복합니다. 그런 내가 조금 이뻐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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