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들어오는 길에 새 한 마리가 푸드득 날아 오르는 걸 보았다. 작년에 둥지를 틀었던 지빠귀인가 싶어 쳐다보니 흔히 산비둘기라고 하는 멧비둘기다. 나무에 앉아 잠시 경계하는듯 하다 시간이 바쁜지 금새 잊고 나뭇가지 사이를 분주하게 움직인다. 부리로 가지를 쪼아대기에 벌레라도 있나 싶어 자세히 보니 생가지를 부러뜨리고 있는 중이다. 둥지를 만드느라 바쁜 새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지켜보던 눈을 돌려 집으로 들어왔다.
새들은 어떻게 자신의 둥지를 지어야 할 시기를 아는 것일까? 자연의 모든 생물들은 때가 되면 시키지 않아도 해야할 일들을 하는데 난 지금 뭐하고 있는지 자괴감이 든다. 비가 오면 비 핑계, 해가 나면 더워서, 흐린 날에는 처진 기분에 휩쓸려 해야할 일은 늘 뒷전이다. 읽어야 할 책들은 책상 한켠에 탑을 쌓고 있건만 손도 대지 않고 끌탕만 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 뿌리는 작은 씨앗들이 자라서 열매가 될텐데 내가 거둘 열매는 게으른 농부의 수확물은 아닐지 불안하다.
#게으른농부의열매 #이사벨라 #바람결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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