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견 한 마리가 집에 들어온지 오 년, 그 아이는 늘 내 뒤를 따라다닌다. 잠을 잘때는 일단 아이처럼 배 위에 올라와서 숨소리를 고른 뒤에 옆으로 와 팔베개를 해달라고 한다. 모른척 하면 애처로운 눈빛으로 마냥 바라 본다. 눈빛에 져 팔베개를 해주면 그제야 안심을 하고 옆으로 가서 곤히 코를 골며 잔다.
낮이되면 그 아이는 서둘러 그림자 놀이를 시작한다. 내가 주방으로 가면 식탁 다리 밑에 자리를 잡고 화장실에 가면 문 앞에 엎드려 나갈때까지 불침번을 선다. 쇼파에 앉으면 쏜살같이 올라와 무릎에 턱을 고이는데 간혹 귀찮아 밀어내면 끄응 앓는 소리를 한다. 식구들이 말하길 내가 외출하면 돌아올때까지 현관 문 앞에서 요지부동으로 앉아 있다고 한다. 그 아이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내게는 사랑으로만 보인다.
처음 만날때 추정 나이가 일곱 살 정도이고 함께 산지 오년이 지났다. 점점 할머니가 되어가느라 이빨도 하나 둘 빠지고 피부에 반점도 생기는 그 아이가 참 이쁘다. 늘 외로워하는 내게 무한한 애정으로 위로를 건네는 그 아이는 어쩌면 내게 주는 누군가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늙어가는 아이를 보며 떠날 날이 가까워짐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지만 지금 이 순간 함께 있음을 즐기고 감사하려고 한다. 가능한한 오래 내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면서....
#사랑하는나의그림자 #이사벨라 #바람결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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