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뭐해?"
"그냥 책 보고 있어. 왜?"
"일요일에 집에 들어갈께"
"무슨 일 있어?"
"오늘 가게 폐업했어. 그래서 방 비워줘야 해."
"알았어."
세종에서 제일 잘 나간다던 뷔페식당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고 손을 든 것이다. 오늘 첫 난관에 부딪친 아들이 집에 돌아오는 날이다. 비어 있던 방이 다시 주인을 맞이할 것이다. 거대 공룡이나 다름없던 식당이 문을 닫는 것을 보며 이제 시작인가 싶어 가슴이 서늘해진다. 스물다섯 살의 새내기 사회인은 바이러스의 공격에서 맥없이 지고 말았다. 이 일은 작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보다 위대한 존재는 없다고 여긴다. 그런 사람들이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맥을 못추고 있다. 문득 오래 전 기후 변화로 멸종했다는 공룡이 생각난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도 같은 것은 아닌지 두렵다. 두려운 마음은 내가 살아가야 할 세상에 대해서가 아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어찌될지 모르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조상들에게 물려 받은 것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세상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 다시 생각해 본다.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는 것일까?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이들이 부딪칠 현실이 안타깝다. 혹시 어디선가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은 아닐까? 한 번 잘못 채운 단추가 엉뚱한 세계를 만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들이돌아오는날 #이사벨라 #바람결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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