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수다.

나무는 말이 없다. / 이사벨라.

이사벨라의 날개 2020. 8. 27. 07:56



나무는 말이 없다. / 이사벨라.

심한 비바람에도 나무는 살아 남는다. 모두 쓸어버릴 기세로 거침없는 비바람도 나무는 말없이 끌어 안는다. 하나의 씨앗이 커다란 나무가 되기까지 지나온 시간들을 나이테에 새겨 넣는다. 동그랗고 예쁜 나이테가 삐죽 입을 내미는 순간은 고난의 시간이다. 살아 생전 속내 보이지 않는 나무는 죽어서야 살아 온 길을 보여준다. 나이테 사이 사이 시간의 흐름을 새기며 세상을 관조하던 나무의 삶을 보여준다.

평생 땅에 뿌리내리고 하늘만 올려다 보았다. 비가 내리길 기다리고 태양이 뜨길 바라며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삶이었다. 심한 비바람에 휘청이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한 많은 사연 바람에 실어 보내고 말없는 시간들을 가슴에 아로 새기며 살았다. 작고 외로운 이들에게 그늘을 주고 열매를 주었다. 나쁜 것을 곱씹어 발효시키고, 좋은 것은 아낌없이 작은 이들과 나누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주기만 하는 나무의 일생이다.

태고부터 내려온 신비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 향한 비상을 꿈꾼다. 언제든지 날아오를 그 날을 준비하며 나무는 바람을 안는다. 가슴 깊이 날개를 숨기고 꿈을 그리며 다짐을 새긴다. 비바람이 지나가면 태양이 떠오른다는 걸 나무는 알고 있다. 긴 시간의 흐름 사이에 잠시 흔들리는 나무의 삶이다. 삶이 흔들려도 뿌리는 땅을 놓지 않고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저 말없이 바람을 끌어 안고 나이테에 새겨 넣을 뿐이다.

#나무는말이없다 #이사벨라 #바람결 #바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