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수다.

하루를 열며.... / 이사벨라.

이사벨라의 날개 2020. 9. 2. 07:42



하루를 열며.... / 이사벨라.

대부분 무심히 넘기는 일도 까칠한 사람에겐 아픈 상처가 된다. 본질적으로 예민한 사람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는 건 스스로를 부정하란 말이 된다. 아무것도 모르던 아이때부터 왜 그리 까칠하냐는 말을 듣곤 했다. '그 말이 어때서 유난스럽게 그러는건데?' 무심히 던져진 그 말들은 의심이라는 씨앗을 뿌렸다. 그 말은 내게 '넌 뭔가 잘못되었어. 그건 옳지 않아. 생각을 바꿔.'란 말로 들렸다.

어려서는 부모, 결혼해서는 옆지기, 사회 생활에서는 동료들이 무심히 던지는 말들이 상처를 낸다. 미처 아물새도 없이 덧나는 상처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의심한다. '난 뭔가 잘못된게 틀림없어. 주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일들이 왜 상처가 되는 것일까? 이건 분명 어딘가 잘못된거야.' 한 번 뿌려진 의심의 씨앗은 꾸준히 성장하며 영역을 넓힌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다 옳지 않듯이 상대방이 하는 말 역시 진리는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수많은 사람의 서로 다른 사고방식들이 옳고 그름의 잣대로 잴 일도 아니다. 단지 너와 내가 다르고 각자 해야 할 몫이 다를 뿐이다. 내가 있는 그대로 인정받지 못해 슬펐듯이 다른 누군가도 지금 인정받지 못해 슬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계절이나 인생이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까칠함이 줄어들고 조금은 편안한 사람이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까칠함이 남아 있는 걸 본다. 그건 바꾸거나 뜯어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까칠한 내가 좋다. 오늘 까칠한 내가 뿌리는 씨앗들이 누군가에게 상처이기보다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길 바라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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