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수다.

황제나비의 날개짓. / 이사벨라.

이사벨라의 날개 2020. 9. 3. 08:03



황제나비의 날개짓. / 이사벨라.

캐나다의 황제나비는 날이 추워지면 멕시코까지 날아간다. 6천 칼로미터에 달하는 먼 거리를 산 넘고 바다 건너 더듬이 하나로 여행한다. 얇은 날개 한쌍을 열심히 퍼덕이며 날아간다. 단지 알을 낳고 죽기 위해 먼 거리를 날면서 황제나비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봄이 오면 새끼 황제나비는 홀로 길을 떠난다. 한 번도 가본적 없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캐나다를 향해 날아간다. 새끼 황제나비가 낯설고 물설은 타향으로 날아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자신을 낳기만 하고 사라진 엄마를 찾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멕시코에 없는 엄마를 캐나다에 가면 만날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이 그 먼길을 날게 하는 것은 아닐까?

엄마 황제나비는 새끼를 낳기 위해 멕시코로 가고, 새끼 황제나비는 엄마 찾아 캐나다로 작은 날개짓을 한다. 둘의 날개짓이 일으키는 바람이 지금 이 순간 태풍으로 다가온다. 나비의 날개짓이 가져 온 태풍은 커다란 파도를 일으킨다. 파도는 바위에 철썩이며 엄마 황제나비의 행방을 묻는다. 태풍이 더 커지기전에 잠재을 방법은 황제나비의 엄마를 찾는 것 뿐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성난 파도가 집채만큼 커지기 전에 잠을 재워야만 한다. 울타리를 부수고 애써 가꾼 농작물을 덮치기전에 살살 달래야 한다. 새끼 황제나비가 엄마를 찾으며 부른 진혼곡이 지구를 삼키기 전에 살풀이를 해야 한다. 나비 날개가 태풍에 휩쓸려 길을 잃지 않고 엄마를 만났으면 좋겠다. 한 번 보지도 못한 엄마를 찾는 날개가 안전한 보금자리에 앉기를 바라며 창밖을 본다.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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