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수다.

계절의 끝에서 편안하시길.... / 이사벨라.

이사벨라의 날개 2020. 9. 13. 06:49



계절의 끝에서 편안하시길.... / 이사벨라.

어제 티비에서 요양병원을 보도한 프로를 봤습니다. 일부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고립된 노인들이 학대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한 노인은 정신없이 계속 '하느님이 날 죽였어'라고 중얼거리더군요. 그 노인에겐 요양병원이 지옥으로 느껴졌나 봅니다. 그러기에 평생 가졌던 믿음이 자기를 죽였다고 중얼거리는 것이겠지요.

온 몸이 욕창으로 뒤덮이고 두 손 묶여 주사줄로 생명을 연장하는 모습은 지옥이 맞습니다. 누가 그 모습을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일평생 수고만 하다가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됩니다. 어째서 늙어가는 자신을 알지 못하고 노인을 짐짝 취급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남이 아닙니다. 평생 씨앗을 뿌리고 키우며 세상에 내어 보낸 우리 부모님입니다. 지금 이 세상을 만들어낸 그들에게 일말의 존경심도 없이 그저 돈벌이의 일부로만 생각하는 현실이 두렵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계절에 있든지 조만간 맞이할 겨울의 끝에 먼저 다다른 분들입니다.

이번 추석엔 고향가지 않기 운동을 하더군요. 자식 얼굴 한 번 보고 싶어 추석만 기다리다 실망하시는 부모님 얼굴이 떠오릅니다. 코로나 핑계로 억지 춘향이 노릇하지 않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앞선 누군가의 노고로 숨을 쉰다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직접 찾아 뵙지 못하더라도 감사하는 마음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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