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수다.

날개 잃은 천사들의 밤. / 이사벨라.

이사벨라의 날개 2020. 7. 8. 08:08



날개 잃은 천사들의 밤. / 이사벨라.

305호 여자는 밤을 지워가며 꺼억 꺼억 운다. 아무것도 몰라야 할 아기도 덩달아 달빛을 적신다.201호에선 보호자 탈을 쓴 방문객이 술에 취해 문을 두드린다. 202호에선 전화기를 들고 도우미를 부를까 말까 망설인다. 몇 번의 경험에 의하면 도우미는 소란만 더하지 취한 이에겐 답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501호 남자는 밤마다 만리장성을 쌓고 부스느라 변함없이 망치질을 한다. 401호 여자는 그 모든 소리를 가슴에 담고 두 팔을 끌어 안으며 창밖을 바라 본다.
이지러지고 뒤틀린 세상이 모여 밤마다 도깨비 놀이를 한다. 밥처럼 먹는 수면제도 가끔 제 할 일을 잊어 잠 못드는 영혼들이 보시락댄다. 달빛 밝을수록 더 날카로워지는 영혼들은 하늘 닿도록 부르짖지만 여전히 답은 없다. 하늘은 말없이 바라보다 한 번씩 눈물을 흘릴 뿐이다. 영혼들의 부르짖음을 달랠길 없는 눈물은 애꿎은 신발만 적시고 소리를 더욱 크게 키울 뿐이다. 어느 순간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을까?
세상은 앞으로 내달리기 바빠 그들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여리기에 아니 너무나 맑아 상처 받을 수 밖에 없는 그들을 보지 못한다. 잃어버린 날개 찾아 밤마다 헤매는 가여운 영혼들은 잊혀져만 간다. 세상에 안착하려 기를 쓰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버림받은 천사들이 꿈틀거린다. 자유롭게 나는 꿈을 꾸지만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 밤마다 몸부림치는 그들이 이제 그만 평화롭기를 바란다. 오래된 고목에서 새순 돋듯이 곪은 상처에서 새살 돋는 날이 어서 밝아오기를 가만히 기도한다. 여리다 못해 꺽여진 날개들이 꽃처럼 피어 함께 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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