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수다.

새해에는 대박. / 이사벨라.

이사벨라의 날개 2021. 1. 7. 06:53



새해에는 대박. / 이사벨라.

눈 인심이 야박한 대전에 새해 들어 두 번째 눈이 내린다. 아침에 출근하는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탐스럽게 내리는 눈이 보기 좋다. 언젠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그 해 농사가 잘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농사와는 상관없는 삶을 살다보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축복을 내려주는 눈인 것 같아 이쁘다.

오전에 새로 시작한 운동을 하러 갔다. 운동 끝나고 병원 두 군데를 들리니 피곤했지만 찬거리를 사려고 시장에 들렸다. 삼십 년 가까이 시장 근처에 살았고 가게도 가까운 곳에서 했기에 시장상인의 반 이상은 잘 아는 곳이다. 평상시처럼 인사를 건네며 장을 보는데 국수랑 보리밥을 파는 언니가 오랜만이라며 밥이나 먹고 가라고 부른다. 배도 고프고 새해 인사로 한 그릇 팔아주자 싶어 보리밥을 시켰다.

점심 때를 지난 시간이라 한가하니 앉아 보리밥을 비비는데 남자 손님이 들어오며 언니와 친하게 인사를 나눈다. 손님이 보리밥을 시키자 언니 왈 항상 국수를 먹기에 벌써 국수 넣었는데 한다. 그래서 내가 '보리밥을 비비기만 했지 손도 안댔으니 이거 드실래요? 전 국수 먹어도 되요.'하고 말하니 남자 손님이랑 언니가 웃더니 결국 보리밥을 받아 먹는다.

잠시 후 국수를 먹고 있는데 손님이 내 것까지 음식 값을 계산한다.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해서 괜찮다고 사양을 했지만 남이 비벼준 보리밥을 먹었으니 그 정도는 자기도 괜찮다며 기어이 내 몫까지 계산을 한다. 결국 웃으면서 밥과 국수를 서로 입에 문체 새해 복 많이 받으시란 인사를 주고 받으며 기분좋은 나눔을 했다. 올해 난 대박이 날 것 같다. 처음 본 남자도 밥을 사주니 말이다. 대박의 조짐으로 새해 초부터 살찌는 소리가 뽀드득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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