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면 깊은 곳에 억울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끊임없이 신을 원망했었다. 유난히 까탈스럽게 굴면서 차곡차곡 미움을 쌓았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가슴을 치며 울었다. 수도자라도 되는 것처럼 태평한 얼굴로 화를 참지 못해 열이 나곤 했다. 잘되면 내 탓이요 못되면 조상 탓이란 말의 광신도였다.
배은망덕하게 삶을 준 이들을 미워했다. 그들이 인생 최대의 적이라 여기며 절대 닮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차라리 고아이기를 바랐다. 알지도 못하면서 고아의 외로운 처지를 능멸했다. 다른 이들이 가진 것을 탐하면서 갖지 못하는 처지를 한탄했다. 누구라도 외로움을 감싸주기를 바라면서 표현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십수 년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야 알게 되었다. 스스로 벽을 쌓아 가두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감옥 안에서 몸과 마음을 갉아 먹으며 병들게 했던 것이다. 인과응보라는 것을 남에게만 적용하려고 했다. 대가는 치르지 않고 보상만 받고 싶었다. 남들이 요행을 바라면 얄팍하다고 비웃으면서 거저 얻기만을 바라곤 했다. 이중적인 생각들이 몸을 병들게 하는 걸 몰랐다. 남보다 열악한 환경 탓을 하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큰소리치고 다녔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고 누군가가 돌봐주기만을 바라며 지냈다. 자신의 부족함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시간을 낭비했다.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눈을 흐리게 했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고개 들고 다니느라 머리가 아팠다. 편하게만 살려던 마음이 신체를 옭아 맸다. 혼자만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깨를 짓누른 것이다. 세상을 우습게 보던 교만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변명의여지는없다 #이사벨라 #바람결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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